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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부산이 인구 1300만 명의 대도시 중국 항저우를 제치고 ‘2028 세계디자인도시(WDC)’로 선정됐다. 배경에는 부산시 외에도 여러 기관과 단체의 협업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세계디자인기구(WDO) 지역 고문으로 있는 맹은주 디자인하우스 디자인연구소장은 핵심 조력자다. 그는 부산시의 유치 준비 전 과정에 자문을 제공했고 지난 6월 부산을 찾은 실사단의 비공식 일정을 함께했다.
맹 고문은 2년 전 WDC 조직위원장 자격으로 당시 최종 후보 도시인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실사단을 이끌었다. 첫직장 WDC 조직위원장은 WDC 선정위원회 구성부터 최종 평가까지 전 과정을 관리 운영한다.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 실장과 역량개발 본부장을 역임하고, 4년간 WDO 이사를 지내기도 한 그에게 부산시가 도움을 요청한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2028 WDC 실사단으로 부산을 찾은 루이자 보키에토 조직위원장과 베르트랑 데롬 사무국장은 10년 이상 패턴수학 알고 지낸 친구기도 하거든요. 제가 2년 전에 루이자 위원장 역할을 한 셈이고, 한국 국민으로서 당연히 부산 유치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쁘게 합류를 했지요.” 이렇게 해서 맹 고문은 공식 일정 전 하루 동안 실사단과 함께 부산을 먼저 만났다.
현재 WDO 이사이기도 한 나건 부산시 총괄 디자이너와 소중희 공간기획자문관이 가이드로 나섰다. 활 한국토지공사 어직판장 옆 복합문화공간 밀락더마켓과 영도 옛 선박공업사 창고를 개조한 모모스커피, 자갈치시장과 국제시장을 거쳐 적산가옥을 보존해 만든 복합문화공간 오초량, 부산 출신 설치미술가 한원석 작가의 산복도로 공간까지 이어진 일정은 공식 일정과는 또 다른 결로 부산의 진면모를 전달했다.
“세계디자인수도는 디자인적으로 완성된 도시가 아니라 디자인 전세대출이자 주도로 변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도시, 더 나아가 전 세계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는 도시를 선정합니다. 비공식 일정은 부산이 전쟁 후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섞여서 살아가야 했던 역사적 맥락 속에서 왜 ‘포용적인 도시’를 표방하면서 세계디자인수도에 도전하는지를 보여준 시간이었어요.”
부산은 대규모 개발과 원도심 공동화, 청년 인구 개인회생 개인파산 유출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동시에 낡은 도심 시설과 아파트 숲 아래, 역사적인 건물과 산복도로 빈집에 들어선 새로운 문화 공간은 청년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실사단은 자칫 없어질 뻔한 근현대 건물을 보존한 오초량이나 낙후된 커뮤니티를 탈바꿈한 밀락더마켓 같은 공간을 특히 좋아했어요. 부산이 디자인을 통해 도시의 문제를 해결한다면, 비슷한 문제를 갖고 있는 다른 세계 도시에도 적용할 수 있는 모범 사례를 만들 수 있거든요.”
맹 고문은 “특정 장소보다는 부산이라는 도시 전체와 사람들의 역동적인 바이브(분위기), 무엇보다 지자체의 적극적인 의지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을 것”이라고 봤다. 부산시는 지난해 전담 조직인 미래디자인본부를 신설했고, 공식 일정에서 부산시장이 직접 실사단을 맞았다. 그의 조언대로 ‘부산이 선정되면 정부와 전국의 디자인 관련 조직 등도 적극 함께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받아 제출한 것도 주효했다.
그는 세계디자인수도의 취지는 디자인 중심의 창의적인 접근으로 더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8년 행사 준비 과정에서 지역의 여러 주체들은 전 세계 파트너들과 협업하고 비즈니스 기회도 창출할 수 있어요. 글로벌 디자이너 커뮤니티에서 부산을 알리는 마케팅 효과도 엄청납니다. 세계디자인수도는 부산의 도시 역량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