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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염형빈혁 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5-07-14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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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거장’이라 불리는 미술가 제임스 터렐(James Turrell·1943~)의 ‘더 웨지’가 설치된 전시실은 눈을 뜨고 들어갔어도, 눈을 감은 것보다 어두웠다. 외부로부터의 빛이 거의 완전히 차단된 실내는 벽면은 물론 바닥부터 천장까지 온통 검게 칠해졌기 때문이다. 손전등을 밝혀주는 안내인이 있긴 했다. 그래도 내 눈은 어떻게든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이기 위해 동공을 크게 확장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았다. 밝은 환경에 반응하던 원추세포는 활동을 멈췄다. 대신 어둠에 민감한 간상세포가 서서히 깨어났다. 밝은 빛에 의해 분해된 간상 인하대 등록금 세포 속 감광 색소는 어두워지자 비로소 재합성되며 민감도를 회복했다.
완전한 어둠 속에서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눈’이라는 내 감각기관의 존재감과 그 열띤 움직임을 이렇게 생생하게 느낀 건 처음이었다. 눈을 뜨고 있는 동안에는 언제나 뭔가를 보고 있다고 믿었는데도 말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내 눈은 아주 희미한 빛도 감지할 수 있도록 변화했 삼송18단지 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눈을 온전히 신뢰할 수는 없었다.
‘더 웨지’는 20분 동안 천천히 색을 바꿔가며 빛의 평면을 공간에 투사하는 작품이다. 벽인 줄 알았던 곳은 허공이 되고, 틈인 줄 알았던 곳은 벽이 되었으며, 단단한 구조물처럼 보였던 부분은 다시 텅 빈 방이 되며 확장됐다. 어느 순간부터는 이 공간 전체가 실재인지, 아니면 빛 mi대출조건 이 만들어낸 환영인지조차 구분할 수 없었다.
영화 한 편을 5분짜리 영상으로 압축해 소비하는 시대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보낸 20분은 뜻밖에도 충만했다. 그 시간 동안 나는 세상의 다른 무엇이 아닌, 바로 세상을 보고자 애쓰는 나 자신의 감각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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