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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웠던 우리의 지난 시절을 생각하니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지 않을 수 없었어요.”
지난 4월 결혼 50주년을 맞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에 2억 원을 기부해 부부 모두 ‘아너 소사이어티’로 이름을 올린 강무현(73)·박영애(74) 씨는 자신들의 ‘금혼식 기부’를 이같이 설명했다. 아너 소사이어 새내기 직장인 티는 1억 원 이상 기부하거나 해당 금액을 약정한 이들이 가입하는 사랑의열매 고액 기부자 모임으로, 지난달 30일까지 총 3553명이 4048억 원을 기부했다. 17일 부부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서울 마포구의 한 브런치카페서 만난 부부는 지난 50년을 회상하며 “우리도 어려웠던 시절이 있어서 나누며 사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면서도 “이렇게 큰 금 신축빌라분양 액을 기부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들이 금혼식에 맞춰 ‘이색 기부’를 생각하게 된 건 10년짜리 연금 적금이 만기되면서다. 생각을 실천으로 옮긴 건 남편 강 씨의 아이디어였다. 강 씨는 “원래 결혼 50주년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려 했는데, 50년 부부 생활하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에 좋은 이벤트를 열어야 주택청약종합저축 소득공제 무주택 겠다고 생각했다”며 “나는 이미 50년간 한 여자와 살며 자식·손자까지 보고 행복을 만끽하고 있으니 모았던 돈을 이웃에게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부인 박 씨는 남편의 아이디어에 적극 동의했다고 한다. 박 씨는 “우리도 어려운 시절이 있었고, 남과 나누고 사는 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금혼식을 앞두고 강 씨 부 재무계산기프로그램 부에게는 기부할 수 있는 돈이 없었다고 한다. 마포구 홍익대 인근에서 식당을 하기 위해 건물을 매수하고 공사를 하느라 수중에 있던 돈을 모두 써버렸기 때문이다. 부부는 꺼냈던 말을 지키고자 은행에서 2억 원을 전액 대출받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대출을 받아 고액을 기부하는 만큼 자녀들의 의사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대출에 앞서 자녀들과 먼저 얘기를 나눴다. 자 농지담보대출 녀들은 부모의 기부 의사를 들었을 때 놀라면서도 좋은 취지에 동의했다고 한다. 강 씨는 “아들도 대학 다닐 때부터 헌혈을 자주 하는 등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어서 부모의 선택을 존중한 것 같다”며 “그때 받은 대출금은 아직 갚지 못했다”며 웃었다.
이처럼 강 씨 부부는 사랑이 넘치는 가정생활을 유지하고 있지만, 과거 이들의 경제적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고 한다. 강 씨의 부모님은 황해도에서 넘어온 피란민으로 그는 어릴 적부터 어렵게 자랐다. 군 제대 후 잡지사에 입사했지만, 회사 형편이 좋지 않아 월급이 제때 나오지 않을 때도 있었다. 결혼 후에도 집세를 감당하지 못해 동작구 노량진 인근에서만 13번을 이사했다. 강 씨는 “연탄 하나로 구들 때기도 힘들어서 집 안에서도 입김이 나오던 장면이 생생하게 떠오른다”며 “노량진의 작은 신혼집 잔금을 치르지 못해 한 달 만에 쫓겨나기도 했다”고 지난 세월을 회상했다. 박 씨는 “아이들은 먹여야 하니 남편 몰래 백화점에서 시간제 직원으로 일하거나 집에서 인형 눈붙이기와 같은 소일거리를 하기도 했다”며 “아이들이 초등학교 6학년이었을 때쯤 동작구 아파트 입주권에 당첨됐는데 ‘드디어 셋집을 탈출했다’는 기쁨에 환호성을 질렀다”고 말했다.
부부는 그 시절을 잊지 않으며 정기적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강 씨는 마포구 청소년들을 위해 마포인재육성장학재단에 장학금을 정기적으로 기탁하고 있다. 박 씨는 교회에서 급식봉사를 꾸준히 했다고 한다. 이들이 사랑의열매에 기부를 했을 때도 기부금이 관내 어려운 이웃들에게 돌아갔으면 했다고 한다. 부부는 사랑의열매에 기부할 때 1억 원은 마포인재육성장학재단에, 나머지 1억 원은 7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무료급식 봉사를 하고 있는 마포복지재단에 전달되도록 지정했다.
남편 강 씨는 황혼의 나이에 색소폰을 배워 재능 기부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강 씨는 퇴사 후인 2001년 마포구와 경기 고양시 일산에 이탈리안 식당을 열었는데, 당시 코엑스 관계자와 얘기를 하다 우연히 식당에서 나눔 연주회를 열게 됐다고 한다. 이때를 계기로 강 씨는 황혼의 나이에 색소폰과 클라리넷을 배워 2006년부터 전국의 요양원, 병원 등을 돌며 꾸준히 재능 기부를 펼치고 있다. 강 씨는 “지난주엔 충북 충주시의 한 교회에서, 지지난주엔 전남 완도군의 아주 작은 교회에서 나눔 콘서트를 열었다”며 “고령에 봉사를 다니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무척 뿌듯하다”고 말했다. 경기 여주시의 소망교도소에서도 공연을 올리고 재소자들의 음악 활동을 위해 색소폰 8대와 수리비를 후원하고 있다고 한다. 이 교도소에는 강 씨 덕분에 재소자 색소폰 동아리가 만들어졌다.
박 씨는 “우리가 개인으로서는 거액을 기부했지만, 그저 자그마한 나눔을 실천했을 뿐”이라며 “우리가 한 나눔이 대단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씨는 “우리나라는 행복의 척도를 물질적인 것으로만 판단하는 반면, 서구권에는 기부, 봉사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며 “우리나라도 나눔 문화가 정착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린아 기자 linay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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